이 승 준 강원서부보훈지청 보훈과

관공서나 주요 건물마다 태극기가 게양돼 있기 때문에, 시내를 다니며 태극기를 마주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2002년 월드컵 때 등장한 대형 태극기와 얼굴에 새겨 넣은 태극 문양은 모든 국민의 하나된 마음을 대표하기도 했다.

오늘날의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국민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게양하고, 휴대할 수 있다. 이제는 집집마다 하나이상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보니, 3.1절과 같은 국경일에 태극기를 다는 일이 귀찮아 게양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3.1절에 집 앞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손에 태극기를 쥐고 길거리에 나가는 일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면 어떨까? 어디에서 총알이 날아오고, 칼이 내려쳐 질지 모르는 길거리로, 나는 태극기를 쥐고 나갈 용기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이 있을까?

1919년 3월 1일, 일제의 강압적 통치에 굴하지 않았던, 우리의 애국지사들은 손에 태극기를 쥐고, 길거리로 나가 “대한독립만세!”를 목 놓아 외쳤다. 총에 맞아 쓰러지고, 칼에 몸이 휘둘려도, 애국지사들의 독립을 향한 의지는 쓰러지지도, 휘둘리지도 않았다. 애국지사의 손에 쥔 태극기는 일제의 총이나 칼보다 더 위력적인 무기였다.

3월 1일 일어난 만세운동은 3개월 간 전국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참여한 인원만 200만명에 달하고, 사망자가 7천여명, 피체포자가 4만6천여명이었다. 당시 인구가 1천6백만여명으로 현재의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었던걸 감안하면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인원이 목숨을 건 채, 태극기를 들고 만세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98주년을 맞는 3.1절이다. 모든 강원도민들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거리에 나섰던 우리 애국지사들의 불굴의 의지와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기며, 집 앞에 태극기를 게양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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