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창 진
강원영동병무지청장

올 여름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무더운 열기를 잠시나마 식혀주는 영화가 있었다.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하게 되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인천시가지 일대에 대한 본격적인 상륙돌격이 이루어지기 전 여러 조성 작전의 하나로 수행된 해군 첩보부대의 X-RAY 작전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5,000:1의 성공률, 1950년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은 예측할 수 없는 바다의 움직임, 적군의 방어 상황 등 모든것이 불명한 상황에서의 당연한 확률이었다. 이런 악조건을 뚫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했던 것은 바로 정보 수집이었다. 그리고 이 임무를 위해 결성된 17인의 한국인 첩보대가 있었다.

바로 해군첩보부대.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인천으로 가기 위한 길을 열어라” (작전명 X-RAY) 이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첫째, 맥아더 장군이 1950년 6월29일 한강방어선을 시찰하면서 학도병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병사! 다른 부대는 다 후퇴했는데, 자네는 언제까지 여기를 지키고 있을 건가?”라는 질문에 소년병은 주저함 없이 “상관의 명령 없인 절대 후퇴하지 않는 게 군입니다. 철수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죽어도 여기서 죽고, 살아도 여기서 살 겁니다.”라고 답을 한다. 이 모습에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애국심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었다.

둘째,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다짐하는 해군 첩보대장 장학수(이정재 분)의 의연한 모습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맥아더장군과 약속된 시간에 조명탄을 밤하늘에 쏘아 올림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한 서막을 장식한다.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난관도 극복하라는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의 모습을 생각했다.

셋째, 동료 부대원의 안내로 가족과 만나 애틋한 가족 사랑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 첩보부대원 남기성(박철민 분)의 다정다감한 모습이다. 자신의 아들을 트럭 위에 올라오게 해 진한 포옹을 한 다음,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아들을 차량에 탄 동료들에게 한 번씩 안아 보도록 하는 모습은 전쟁의 참화를 다시는 겪지 않아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넷째, 공산주의 사상에 철두철미하게 세뇌돼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인천방어사령관 림계진의 교활하고 사악한 모습이다. 인민군으로 위장한 해군 첩보대장 장학수와의 피 말리는 신경전, 평범한 사람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강요하며, 무차별적인 살육을 주저하지 않는 잔악함 등은 사상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일깨워 준 장면이었다.

국가안보의 근간인 병무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군인이 가져야 할 충성심과 임전무퇴의 정신, 사랑하는 가족을 마음에 품고 전쟁터로 향하는 마음, 이 영화를 통해 그동안 추상적으로 생각했던 이상적인 군인의 모습을 조금은 구체적으로 그려볼 좋은 기회였다.

끝으로 이 영화의 실존 인물인 임병래 중위, 홍시욱 하사 등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모든 분들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6.25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안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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