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 용
강릉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올 초부터 각 지역 소방서에서는 주택용소방시설 설치 홍보를 꾸준히 하고 있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지나가고, 각 관공서 게시판에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기한은 2017년 2월 4일까지인데 과연 실제로 일반가정에서는 얼마나 기초소방시설을 구비해놓았을까. 소화기 한 대 약 1만 5천원, 경보기 한 대 약 1만원. 경보기는 구획된 실, 쉽게 말하면 방마다 하나씩 달아야 효과가 있으므로 3~4개를 단다고 치면 총 5~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이만큼의 비용도 아깝거나 귀찮거나, 혹은 어디서 판매하는지 몰라서 아직도 다들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화기와 경보기는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간단하다. 장보러 가서 하나씩 구입하자. 부담이 덜 될 것이다. 그리고 각 지역 소방서에서 ‘주택용소방시설 설치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 상담을 하면 대형마트 뿐 아니라 거주지에서 가까운 소방시설 판매업체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한 주민들에게는 무료로 설치까지 해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용을 권한다.

이렇게 구입한 소화기는 가정 내에 비치만 하면 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천장에 달아야하는데 이것 또한 어렵지 않다. 설명서가 다 들어있겠지만 별다른 배선이 필요없이 건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손바닥만한 감지기를 조립 후 천장에 나사로 고정시키면 된다. 그리고 2~3년 후에 건전지가 수명이 다 되면, 분리하여 건전지를 교체해주면 된다.

만약 이 정도도 귀찮다면 우리 집에는 불이 안 나길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아니면 자다가도 연기냄새를 기막히게 잘 맡아서 바로 깰 수 있는 능력을 갖길 바라야겠다. 최근 3년간 화재발생 중 사망자의 60%가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라고 한다. 게다가 주택화재 사망자 중 83.5%가 단독주택에서 발생한다.

요즘 아파트는 웬만한 시설이 갖추어져있지만 단독주택은 아직 아무런 소방시설이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에 사는 분들이라면 이제는 미루지 말고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서두르자.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분들의 목숨을 경고음 하나로 살릴 수 있고, 불이 나도 소화기로 바로 초기진압할 수 있는 거다.

불이 날지 안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매달 수만원 나가는 보험보다 훨씬 싼 비용으로 가정 내에 반영구적인 ‘안전’을 구매해 놓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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