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흥 남
강릉보훈지청장
96년 전 구한말. 근대화라는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지 못한 우리 민족은 일찍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일제의 총칼 앞에 힘없이 무너져 버렸다.

비록 일제가 강점했던 35년의 긴 세월동안 우리의 국토는 대동아 공영이라는 미명아래 무참히 짓밟히고 유린되었지만 반만년의 역사 속에 면면이 이어온 국난극복의 정신은 일제의 무자비한 무력 앞에서도 여지없이 발현되어 구국의 운동이 전국 뿐만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전개되었다.

그 중에서도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아 있는 3․1독립만세운동은 대한제국 말엽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의 정점이요 자랑스러운 상징이었다.

3․1독립만세운동은 우리민족이 자주독립을 위하여 거국적․거족적으로 일으킨 항일민족투쟁으로 국권의 회복과 주권을 되찾기 위하여 일본제국주의에 항거한 비폭력적인 평화적 투쟁이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민족의 대운동이였다.

3․1운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귀한 생명을 잃고 또한 부상을 입는 큰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대내적으로는 주권회복을 위한 민족의 단결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고, 또한 임시정부가 수립되어 보다 조직적․체계적으로 항일투쟁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계 여러 나라 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더 나아가 우리민족의 독립의지와 민족정신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쾌거를 이루었다.

우리가 이런 역사적인 날인 3․1절을 매년 기념하는 것은 선열들의 독립운동을 역사적 사실로만 기리고자 함이 아니라 그분들의 나라사랑정신과 희생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기준점으로 삼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치관으로 제시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수많은 국난을 이겨내고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이야말로 지역․계층․세대간의 갈등을 없애고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제96주년 3․1절을 맞아 강릉지청 관내 지역인 강릉․삼척․고성․양양․영월지역에서는 기념식이 거행되고 강릉 3․1독립정신 계승 캠페인, 삼척보통학교 4.15만세운동과 영월 금마리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개최된다.

또한, 국가보훈처가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지원하는 69개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경기 화성시 제암리를 비롯하여 충남 당진시, 경북 영덕군, 전남 순천시 낙안면 등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만세운동 재현행사는 지역별로 만세운동일을 전후하여 2월말부터 6월까지 지방문화원, 청년회의소, 기념사업회 등 민간단체 주관으로 개최되며, 당시의 만세운동을 사실적으로 재현함은 물론 지역 특성을 살린 공연, 체험행사 실시를 병행하여 청소년 등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역문화축제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올해는 광복 70년이 되는 해로 다가오는 3․1절에는 전국에서 개최되는 3․1절 계기행사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오늘의 번영과 평화 그리고, 이 풍요로움이 지난날 고난의 역사 속에서 온 몸을 바쳐 이 땅을 지켜낸 선열들의 희생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되새기고 그분들의 희생에 대하여 감사하며 나라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또한,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분단 70년을 극복하기 위해 1919년 그날의 하나된 마음을 오늘날에 재현하여 통일의 위해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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