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동 억
강릉보훈지청 보상과
요즘 우리에게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 중 '관피아'라는 말이 있다. '관피아' 는 마피아와 관(官)의 합성어로 관과 민, 규제기관과 피규제기관, 좁게는 고위관료와 민간단체기구가 서로 결탁하여 경쟁 없이 지대를 추구하는 부정적인 집단 또는 개인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피아는 사회에 꼭 필요한 규제집행을 어렵게 하고 부정적인 금전거래와 같은 부정부패를 양산한다. 또한 이러한 관피아의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닌 오래 전부터 사회의 적폐로서 작용하여 사회에 부정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이 자기가 담당했던 기업이라던가 단체에 일정한 기간 동안 취업을 금지하는 제도도 현재 시행되고 있지만 사실상 제도로서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진 상태이다.

결국 관피아의 문제는 '제도'로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개인의 '정신'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극단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IMF사태 이후 신자유주의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경쟁에서의 승리'와 '돈'은 자신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신격화된 존재이다.

이전투구와 제로섬게임에 가까운 입시경쟁, 취업경쟁, 직장에서의 생존경쟁, 상대기업과의 경쟁 등에서 실패하였을 경우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은 사회도 국가도 아닌 오직 '돈' 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에게 극단적인 경쟁을 가져오게 하고 OECD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져오게 한 것이 아닐까? 한 때 유행했던 "여러분, 부자되세요."라는 광고문구도 그래도 '돈'밖에 없다는 지금의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한 문구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 모두에게 ‘황희 정승처럼 청렴하게 살아라’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백면서생의 이야기와 다름없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특히 정부부문에서 일하는 공무원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헌법에서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해 줬을까? 사회의 모진 풍파 속에서 어떠한 유혹이 있더라도 또는 압력이 있더라도 너의 신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정도를 걸어라라는 함의가 있지 않을까? 이러한 헌법에 대한 해석이 옳다면 정도를 걸어야 하는 공무원은 당연히 '청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공무원이 부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공무원도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등과 같은 재테크도 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부자도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법'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관피아 같은 사회의 부정적인 요소를 통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공직 사회가 청렴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제도적인 보완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마음가짐 즉 '정신'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제도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청렴하지 못한 사람이 청렴해 지기 위한 제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과 같다. 결국 청렴해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 내 자신을 성찰해 보는 것, 헌법정신을 떠올려 보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찰을 넘어 실천해 보는 것, 바로 그런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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