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환
강원지방병무청장 
올해는 향토예비군 창설 46주년이 되는 해이다.

국가유사시 현역군부대의 확장을 위하여 참여하고 적의 침략과 파괴로부터 향토를 방위하며 자주국방 의식의 배양을 위한 선봉이 된다는 사명을 가지고 1968년 4월 1일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다.

매년 4월 첫째 주 금요일을 「예비군의 날」로 지정하고 예비군의 자긍심 고취와 사기진작을 위한 기념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도 지난 4월 2일에 강원도 · 1군사령부 · 강원병무청 등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예비군의 날 기념행사가 있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는 항상 긴장 상태 속에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며 휴전이후 끊임없이 적화야욕을 달성하기 위하여 크고 작은 도발을 일삼고 내부의 혼란을 획책해오고 있다.

이에 대하여 우리 예비군은 질적 양적 성장을 거쳐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침투세력을 격멸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향토예비군은 1968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3일에 걸쳐 울진 · 삼척지구 연안을 통해 침투했던 무장공비 120명을 군 · 경과 함께 격멸하는 등 수십 차례의 대간첩작전에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유사시에 대비한 예비 병력이라는 뜻의 예비군이 되기 위하여는 현역을 마쳤거나 기타 병역법에 의하여 예비역(또는 보충역)으로 편입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현역 등 군복무를 마친 사람이 예비군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젊음을 현역 복무 등을 이행하는 데 바쳤고 또 일정 기간을 예비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조국의 분단현실을 감안하면 예비군 복무는 국민 된 도리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요즈음 세태를 보면 마냥 애국심에만 호소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고 ‘국토방위’, ‘국가수호’, ‘애국’이라는 단어는 ‘토익’, ‘취업’, ‘연봉’이라는 단어에 밀려 별다른 특혜도 없는 병역의무 자진 이행에 대하여는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병역의무 자진이행자에 대한 사회적 우대 풍토가 아직까지는 상당히 미흡한 상태이다.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치고 동원훈련까지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우리 예비군들의 희생에 대하여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지만 말고 감사와 격려해 주는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예비군의 날 하루 동안 예비군에게 고궁 · 국립박물관 등에 무료입장권이 주어지거나 일부 영화관은 관람료를 할인해 주는 등 문화혜택을 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동원훈련예비군 대상자가 훈련에 참석하기 위하여 직장상사의 눈치를 보게 되거나 직장일정 때문에 훈련 참석이 부담되는 일이 없도록 자연스러운 여건을 조성하고 따뜻한 배려를 해 주는 등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강원병무청에서는 주기적으로 102보충대 입영문화제를 개최하여 현역입영대상자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군입영이라는 낯선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군입영이 축제의 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해오고 있으며, 군부대 순회 간담회를 통하여 생계애로 병사에 대한 맞춤 상담서비스를 실시하여 복무부담을 줄여 주는 찾아가는 병무행정서비스를 실시해오고 있다.

더불어 예비군들에 대한 관심과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동원훈련을 마친 예비군에 대하여는 노고에 대한 치하와 감사의 말씀을 담은 서한문을 발송하고 춘천과 원주지역 영화관과 협약을 체결하여 영화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

의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비록 작은 일일지언정 병역의무가 더 이상 의무가 아니고 당당한 자랑스러움으로 자리 매김하는 초석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년전 북한의 천안함 피격 사건은 온 국민을 분노에 들끓게 했다. 당시 현역 장병뿐만 아니라 전역한 해군 예비역이 한걸음에 달려와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던 모습이 우리를 감동케 했던 적이 있었다.

또한 태풍 피해 등 국가적 위급상황이나 어려움이 닥치면 언제나 선두에 나서서 재난 극복을 위해 땀을 흘렸던 우리 군의 든든한 맏형인 예비군들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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