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2020년 10월 양양청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필자와 비슷한 시기에 양양에 정착을 시작한 5명과 함께였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이유는 우선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합의 구성원은 목공방운영자, 영상제작자, 레스토랑 운영 등 개인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이자 소상공인들이다.

지역에서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점이었다. 또한 지역활성화 정책에 따라 다양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정책들이 생겨났고 지원사업의 참여를 위해서는 법인형태의 조직이 필수조건이었다. 이렇게 지역에서의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부족한 정보력의 보완과 정부·지자체의 지원혜택을 영위함으로써 청년들의 안정적인 지역정착의 기반을 만들고자 한 것이 조합의 설립목표가 되었다.

조합원 각각의 역량을 통해 시너지를 냈고 개인으로써는 할 수 없었던 공공기관과의 계약 체결이나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수혜기업이 되었고 양양지역의 차별화된 관광자원인 서핑을 통해 발견하게 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서핑보드를 업사이클링’이라는 차별화된 사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추진하면서 양양지역의 청년들을 채용하고 지역청년의 일자리 창출도 이룰 수 있었다.

분명, 서울에서의 삶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삶의 방향이다. 서울을 떠나고 나서야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물리적 장소가 지방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지역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지역에 아직 발굴되지 못한 가치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지역의 가치 발굴이 그동안 쉽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획력과 창의적사고를 갖춘 맨파워가 서울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과 그런 사람이 정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으로 회귀하거나 이주한 청년층(20대 중후반~ 40대 초반을 아우른다)을 중심으로 지역의 가치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지방+청년’이라는 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지역의 한계를 넘어설 화두가 되었다.

여전히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속에 연명하며 살아가는 지방의 삶이 불안해 보인다. 그럼에도 절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청년의 사고와 문화가 변하고 있기에 새로운 기회가 생긴 지방!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본질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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