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도 진  춘천경찰서 경위
정 도 진  춘천경찰서 경위

민법 징계권 폐지 1년, 그 후 지금은.

- 하나,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야 그들에게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 둘,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14세 이하의 그들에게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 셋,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

100년 전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평생 어린이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신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발표한 어린이 인권 선언 공약 3장의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100년 전 뜻있는 선각자들이 아동의 권리에 대하여 주창하고 행동을 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세계에 자랑할 만하지 않은가.

그러나 최첨단 과학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동들은 지금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고 존중받고 있는가.

민법 제915조에 징계권이라는 조항이 있었다.

부모가 아동의 올바른 양육과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체벌을 합법화한 것인데 이 조항이 아동학대를 부추긴다는 여론이 높아 63년만인 2021년에 징계권 조항이 완전 폐지가 되었다.

징계권 조항이 폐지된 지 1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약 70%의 부모들이 징계권이 폐지된 것도 모르고 있고 심지어 징계권이 민법에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1989년 유엔총회에서 아동의 권리에 대한 4가지 협약인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면서 아동을 권리의 주체인 인간으로서 인식하기 시작했고 대한민국도 1991년 협약에 가입하였다.

이처럼 법에서도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어른들에 의한 아동학대 피해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재발 우려 가정이 늘고 있는데 법적 처벌 및 상담교육도 받았지만 또 다시 재발되는 것을 보면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소유물로 생각하여 훈계를 목적으로 체벌을 해도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평소 말을 듣지 않는다고, 거짓말한다고, 컴퓨터 게임을 오래 한다고, 버릇없이 말대꾸한다고, 늦게 일어 난다고, 외박을 자주 한다고, 씻지 않는다는 등등의 이유로 화를 내며 효자손, 회초리, 골프채, 야구방망이 등 도구를 이용하여 체벌을 하고 있다.

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가하는 체벌은 강도가 세고 물리적 상처를 수반하여 아동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절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문제가 많은데 보고만 있으라는 말이냐 그럼 어떻게 아이들을 훈계해야 하는지 알려 달라”고 항변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 2명을 양육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섭다는 중2병을 2번이나 겪어봤는데 그냥 옆에서 지켜만 봐도 아이들은 다 스스로 잘 성장한다.

괜한 부모들의 걱정이고 애만 스스로 달달 볶는 것이다.

때린다고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부모 역할인 것이다.

이제 징계권은 완전히 폐지되어 사랑의 매도 없으며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말고 더더욱 소유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징계권을 핑계로 어떠한 이유로든 더 이상 아이를 징계할 수 없다.

아이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부모의 사랑과 따뜻한 관심 속에서 존중받으며 성장해야 할 하나의 인격체인 것이다.

방정환 선생이 동지들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를 잘 부탁합니다” 평생 어린이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신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되새겨 봐야 할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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