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충 묵  선거계장​​​​​​​​​​​​​​화천군선거관리위원회  
박 충 묵  선거계장​​​​​​​​​​​​​​화천군선거관리위원회  

코로나 19상황에 따른 온라인 수업, 연기 등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거둔 가운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고 이제 수험생들은 대학과 학과선택이라는 기로에 서있다.

이처럼 대학과 학과선택이라는 선택에서부터 매순간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되고 또한 갈등에 빠지게 된다. 즉, 삶은 선택의 연속이자 갈등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번의 선택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고, 가혹한 시련과 고통에 처하기도 한다. 또한 잘못된 선택으로 크나큰 후회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선택의 갈등 속에서 심사숙고가 요구되지만 요즘처럼 변화가 심한 세상에서 고민만 하다가는 뒤처지기 쉽기 때문에 오랜 시간 심사숙고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개인의 선택에 따른 갈등과 이로 인한 피해는 개인 비용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반면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은 막대한 사회적 부담과 비용이 있어야 해결이 가능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GDP의 27%를 갈등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계산해보면 갈등비용으로 국민 1인당 매년 9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그 비용이 무려 최소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국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갈등의 요인과 잠재적 크기를 조사해 수치로 나타낸 결과, 우리나라는 OECD 27개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갈등지수가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1위인 터키가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사회갈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은 저서 「더 나은 세계화를 말하다」에서 사회발전의 필수요소로 갈등 관리 능력을 꼽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갈등지수가 높은 것에 비해 갈등관리 지수는 OECD 34개국 가운데 27위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갈등지수는 높지만 갈등 관리 능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지금 한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원전이슈,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등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은 더욱더 빈번해지고 복잡해지며 격렬해질 것이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방법에는 협상, 중재, 재판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투표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 중 하나다. 특히 복잡한 사회체계와 다양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오늘날에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표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갈등해결을 위하여 모든 투표를 현장투표방식으로 해결하기에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또한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투표소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투표율 저하로 이어져 대의민주주의 정치의 위기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그 어느 해보다 빠르고, 우리나라도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가 5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1인 1스마트폰 시스템이라 과히 말할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 정치의 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보유한 스마트폰과 PC를 활용한 온라인 투표시스템은 장소와 시간의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갈등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온라인 투표시스템은 전국적으로 단체의 대표자 및 공동주택의 대표자, 공직선거 후보자경선, 정당의 당대표자 경선선거에 도입되어 이미 그 보안성과 안정성, 편리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종이 투표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온라인투표시스템의 경우도 비용이 발생되고 있으나 그 비용은 종이투표에 비하여 거의 미비한 수준이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동주택의 대표자선거에 있어서 온라인투표비용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한다면 사회적 갈등 해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현재 수많은 선택과 갈등의 갈림길에 서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간단하고 편리한 온라인투표시스템이 사회갈등의 길잡이가 되고 코로나 19감염병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 된 요즘 선거의 대안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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