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치 훈
철원군 지도홍보주임

신뢰의 사전적 의미는‘굳게 믿고 의지함’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믿을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 사람이 나의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없고 그에 대비할 시간과 노력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가 한 번 깨지면 과거에 쌓아 올린 신뢰마저 한 순간에 무너지고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를 끊임없이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수많은 희생을 겪으며 민주주의를 일궈냈다. 이러한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유지된다.나의 한 표가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하는 투표가 우리의 의견을 왜곡 없이 반영한다는 믿음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와 같은 믿음을 주는 방법은 투명한 투‧개표 과정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일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개표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다. 우선 투표시 정당과 후보자가 신고한 투표 참관인이 투표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투표가 끝난후 투표함 봉쇄‧봉인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투표함을 투표소에서 개표소까지 이송할 때는 투표관리관, 사무원, 경찰이 동행하게 된다. 개표 시작에 앞서 선관위 위원, 직원, 개표사무원이 “헌법과 법규에 준거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고 성실하게 개표할 것”을 선서한다. 선서가 끝난 후 봉인된 투표함을 개봉하고 후보자별로 제대로 분류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모든 과정도 투표때와 마찬가지로 정당 또는 후보자, 국민공모에 의해 선정된 개표참관인이 지켜보게 된다. 또한 위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작성된 개표상황표를 누구나 볼 수 있게 개표소에 부착한다. 아울러 선거관리위원회는 투‧개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전 투‧개표 관리 역량강화 교육, 모의개표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표함이 봉인되어 있지 않거나 투표함 이송과정에서 참관인이 동승하지 않은 것이 발견 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되면 투‧개표의 투명성을 의심받아 선거관리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투‧개표 투명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는 제도적 장치의 보완과 투‧개표 사무원 등에 대한 철저한 교육 등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나간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인 투‧개표제도에 대한 신뢰를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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