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 익
강릉소방서 예방안전과 지방소방경

전국적인 폭염경보 발령에 국민안전처에서 재난 대비 문자까지 보내고 있는, 참으로 뜨거운 여름이다. 매년 주요 도시별 폭염 일수(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수)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올해는 온열질환자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고, 사망자도 벌써 5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월 말에서 8월 초 2주간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작년 사망자도 모두 이 시기에 나왔다고 한다. 특히 논밭에서 농사를 짓거나 야외에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고령자일수록 위험할 수 있다.

폭염으로 인한 질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중추신경 기능장애가 발생하여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더우면 사람이 땀을 흘려야 체온 조절이 되는데, 땀이 나지 않아 피부는 건조하고 온도는 40℃ 이상으로도 올라간다.

그 외에 열탈진은 땀을 과도하게 많이 흘리고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를 느끼며, 오심 또는 구토 증세를 보인다. 열경련은 팔, 다리, 복부, 어깨 등의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이며 열실신은 일시적 의식소실, 열부종은 손, 발이나 발목의 부종을 보인다.

하지만 간단한 상식을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더위로부터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 우선 가정에 있을 때에는 커튼으로 집 안에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선풍기를 창문 쪽으로 돌려 환기를 유도하시고,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냉방병에 걸리는 것은 예방해야겠다.

물은 많이 마시되 너무 달거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주류 등은 삼가고, 창문이 닫힌 자동차 안에 노약자나 어린이를 홀로 남겨두어서도 절대 안 된다.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 열사병 초기증세가 보일 경우에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하여 몇 분 간 휴식을 취한 후 시원한 음료를 천천히 마시길 바란다.

만약에 주변에 열사병 환자가 발생했다면 119에 신고 후 가장 먼저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는 구토 등에 의한 이물질이 기도를 폐쇄할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강을 면밀히 살펴보고 시원하고 환기가 잘되는 곳으로 환자를 이동시켜 젖은 물수건·에어컨·선풍기 또는 찬물을 이용하여 빠른 시간 내에 체온을 냉각시키자. 만일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수건에 감싸서 환자의 겨드랑이, 무릎, 손목, 발목, 목에 각각 대어서 체온을 낮추어 준다. 환자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쇼크증상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하자. 무의식이 계속되거나 평소 내과질환이 있는 경우는 응급상황이다. 머리를 다리보다 낮추고 구급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시원한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만 남기고 잠기게 해주면 된다.

열경련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시원한 곳으로 옮겨 소금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한다. 포카리스웨트, 게토레이 등의 이온음료를 매 15분마다 반 컵씩, 소금물의 경우는 1/4컵에 티스푼 1개 분량 정도면 적당하다. 편하게 휴식을 취하게 하고 경련이 있는 근육을 스트레칭 시켜준다. 경련이 멈추었다면 약간씩 움직이게 하나, 땀을 흘리면 경련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소 24시간 동안은 땀을 흘릴 수 있는 활동은 삼가도록 해야 한다.

유독 더웠던 여름 밤, 자다가 숨이 막혀 벌떡벌떡 깼던 기억이 난다. 이것도 한 때지만 이런 때 제대로 건강관리를 하지 않으면 온열질환 뿐만 아니라 식중독이나 전염병으로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 항상 유의하고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혹은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지거나 응급상황을 맞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폭염대비 안전상식을 꼭 기억해 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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