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규
인제경찰서 경무과장 경감

푸르른 오월,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산과 들, 계절의 여왕답게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아침부터 들려오는 뉴스들로 묵직한 공기가 엄습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주택가 골목길 성추행, 전자발찌를 찬 성폭행 전과자들의 재범, 그리고 어린이집 불량 급식행태와 아동학대 등등. 이 아름다운 계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풍경이다.

정부에서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정하고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노라 천명한지 벌써 4년째이다

그동안 우리경찰 등 각 부처에서는 4대 사회악 근절의 실질적 대책으로 ‘성폭력범죄 특별관리구역 지정’, ‘성폭력 전담 수사팀’, ‘1366(여성긴급전화)’, ‘학교 전담경찰관’,‘가정폭력 전담 경찰관’ ‘177(학교폭력신고센터)’, ‘학생안전지역(safe zone)’, ‘피해자 보호 명령제도’, ‘부정식품 수사전담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를 운영해도 국민이 동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기주의와 무관심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하는 우리아들·딸을 만들어내고 가정을 병들게 하고 있다. 결국 4대 사회악 근절의 시작과 끝은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 신고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기가 손해를 안보기 위해 회피행동을 시작하면 모든 제도적 개선이 무력화 된다. 우리 아이가, 여동생이, 또한 우리의 어머니가 처할 수 있는 현실이기에 국민들의 세심한 관찰과 따뜻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구 선생님은 ‘공원에 잔디를 꺾을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을 자유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 기본적인 안전보장을 위해 4대 사회악 근절을 국민의 의무라 생각하고 적극적 신고와 관심을 기울인다면 머지않아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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