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은 철
강릉소방서장
강원도의 겨울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저을 만큼 춥다. 강원도에서 일생을 살아온 본인 역시 겨울에 대한 기억은 특별하다.

겨울이 되면 초등학교 교실은 창문에 성에가 끼고 마루 바닥은 굉장히 차가웠다. 꽁꽁 언 손을 녹여가며 학교 창고에서 아침마다 불쏘시개로 솔방울과 나무장작을 한아름씩 나무를 날라와 불을 떼곤 했다.

난로 속에서 장작개비가 따닥따닥 타는 소리가 신기했다.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무연탄난로, 기름난로로 대체됐기 때문에 장작을 실어 나르는 수고로움은 덜었지만 나무 태우던 낭만은 더 이상 즐길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런데 요즘 값비싼 기름보일러 자리를 화목보일러가 차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농어촌 비닐하우스나 주택을 중심으로 화목보일러를 기름보일러와 혼용해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보급률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화목보일러 관리 부주의에 따른 화재도 늘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3년간 도내에서는 47건의 화목보일러 화재가 발생하였고 발생건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화재원인을 살펴보면 부주의와 기계적원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면 이에 대한 물적 인적피해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농촌 주택에서 발생하는 화목보일러 화재는 작은 불로도 큰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각별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할 때는 첫째, 화목보일러실에 나무 땔감 등 가연물을 쌓아두지 않아야 한다.
타고 남은 재가 방치된 상태에서 바람이 불 경우 불티가 날려 주변 가연물과 만나 큰 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연료를 넣지 말고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온도 조절 안전장치가 없는 화목보일러에 너무 많은 연료를 넣으면 연통이 과열되거나 불티가 튀어 나오는 위험이 우려된다.

셋째, 연료 투입 후에는 반드시 투입구를 닫아야 한다. 불티가 날라 가 주변의 가연물로 옮겨 붙을 수 있다.
또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목보일러 연통에 차 있는 끄름을 자주 털어내고 수시로 점검해야하며 불씨가 재발화하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화목보일러 옆에는 항상 소화기 1대 이상은 비치하여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목보일러는 나무를 떼서 난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안전점검과 대비만이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하겠으며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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