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 섭
춘천보훈지청
3월 26일은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피격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젊은 용사 46명이 희생당한지 5년이 되는 해일뿐만 아니라 100년 전인 1910년 3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동양평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다 여순 감옥에서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5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날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이후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한 최대의 군사 도발이었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46명의 해군용사와 이들을 구조하려다 순직한 한주호 준위를 잃었다.

6․25전쟁의 포화가 잠시 멈추고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지난 60여 년 동안 적화통일을 위한 북한의 야욕은 끊임없이 한국을 괴롭혔다. '대남도발'이란 단어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말이 되어 버렸다.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북한의 대남도발을 바라보는 우리의 안보의식이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NLL침범이나 군사분계선에서의 사소한 도발은 가볍게 여겨질 정도이고, 젊은 세대는 북한의 진정한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천안함 피격 5주기를 계기로 온 국민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의식을 보다 굳건히 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나아가 상식과 원칙, 정직과 신뢰가 근본이 되는 국가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5년 전, 천안함 피격 당시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의 만행에 크게 분노했고, 아들과 형제를 잃은 유가족과 같은 심정으로 가슴 아파했다. 전국에서 천안함 용사 추모행사가 다양하고 성대하게 열렸고,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전국에 마련된 분향 속에서 채 마르지 않은 눈물을 삼키며 천안함 용사의 영전에 꽃을 바쳤다.

하지만 올해는 눈물도 마르고, 천안함 46용사의 이름은 대한민국 국민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것만 같다. 천안함 46용사의 5주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주요거리에서 천안함에 대한 관심과 추모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에는 모든 국민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경계심은 다시금 흐려지고 있다.
천안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줄어든 반면 터무니없는 괴담과 진실 왜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는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된 천안함 46용사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고, 자식을 잃은 유족들의 가슴에 또 한번 비수를 꽂는 행위이다.

이번 천안함 폭침 5주기를 계기로 온 국민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의식을 보다 굳건히 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나아가 상식과 원칙, 정직과 신뢰가 근본이 되는 국가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천안한 46용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 또한, 이런 비극이 다신 일어나지 않기 위해 전 국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아무리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우세하더라도 우리사회의 작은 목소리가 국론을 분열시킨다면 결코 이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 아쉬운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병법(兵法)에서는‘가장 무서운 적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국론을 분열시키고자 하는 내부의 적’이라 했으며, 또한‘가장 무서운 적은 망각’이며 실패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전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26일은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5년이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뜻을 가슴에 새기고 온 국민이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다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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