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용 진
영월선관위
지도홍보계장

유년기 시절 영화 혹성탈출을 처음 봤을 때 엔딩 장면의 쓰러져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잊을 수가 없었다.

영화 속 주인공 침팬지들이 걸어 다니고 총을 쏘고 심지어 말을 탔지만 그보다 놀라웠던 건 그들이 사람을 대신하여 지구를 지배한다는 그 사실이었다.

어른이 되어선 더 이상 그들이 무섭지도 않고, 지구를 지배한다는 얼토당토한 일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그 충격이 몇 날 며칠 동안 이어졌었다.

이제는 그 무시무시한 놈들을 동물원에 가면 쉽게 관람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침팬지는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주로 서식하는 유인원으로 사람과 가장 유사한 DNA를 가지고 있다. 무려 98% 이상. 평균수명은 20~30년 정도인데 동물원에서 잘 사육된 침팬지는 60살까지 살기도 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무리생활을 하며 잡식성 동물로 과일, 뿌리채소, 견과류 등을 먹지만 심지어 사냥을 하며 육식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주로 채소를 섭취하는 종자동물이긴 하지만. 도구를 사용하여 호두를 까고, 나뭇가지로 창을 만들어 사냥을 하는 모습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과 유사한 점이 이처럼 많은 침팬지들이 갑을 관계의 을이 되어 동물원에 갇혀 있는 이유가 뭘까. 지능도 지능이겠지만, 언어의 유무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언어는 생각의 공유와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영장류 연구가인 리처드 랭엄은 공동체 내의 폭력을 통제하는 도구로 언어를 들었다. 항상 유인원과 인간 사회에는 남을 괴롭히는 자가 있고, 언어가 생기자 약자들은 힘을 모아 대항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보았다. 언어를 통해서 공동체 구성원은 서로가 뜻을 모아 협력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진정한 하나의 덩어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서 인적‧문화적 수준을 고도화 할 수 있었고 정치문화도 자연스럽게 성장시킨 것이다. 이렇게 언어로 촉발로 고도화된 정치문화는 가치관과 생각이 달라 생기는 갈등과 구성원 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그런데 요즘 정치문화를 보면 조금 답답하다. 이 답답한 정치문화를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 언어가 있을까? 바로 정치후원금이다. 정치후원금은 일반 국민에게는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정치인에게는 깨끗한 정치자금의 원활한 조달 역할을 하며 더 나아가, 민주주의 국가로서 건전한 민주정치 발전의 토대가 된다.

정치자금이 필요한 정치인과 제공자 간에 생기는 각종 비리를 끊어 버리는 것이다. 정치후원금은 마치 동물원에 갇힌 침팬지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과 같이 기득 부정 정치세력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그들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후원금 기탁은 가까운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하거나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 접속하면 된다. 침팬지에게 언어가 있었다면 그들도 정치를 했을까? 그랬다면 정치후원금을 기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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