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미세먼지 심혈관질환 위험 높여…미세먼지 단기간 노출 시 사망률 69% 증가

 

일교차가 크고 활동량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위험 요인인 음주를 삼가고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사진제공=다사랑중앙병원

[건강=강원신문] 황미정 기자 = 평년보다 이른 봄이 찾아왔지만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국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봄철 과도한 음주와 미세먼지로 인해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일교차가 크고 활동량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갑자기 혈관이 수축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심장에 무리가 가게 돼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쉽다”며 “미세먼지와 알코올은 심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주 요인으로 봄철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뇌혈관계 질환이란 심장과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전 원장은 “과도한 음주는 혈관의 수축을 방해하고 심장의 기능을 떨어트리거나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드는 부정맥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음주를 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을 일으키거나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경색, 뇌출혈 등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역시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의 경우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심장질환이나 심부전의 발생이 증가하고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 연구에서는 미세먼지에 단기간 노출로 인한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69%나 상승한 반면 호흡기질환 사망률은 28%로, 미세먼지가 폐와 호흡기보다 심혈관계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원장은 “입자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관에 침투해 혈전을 만들거나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심장과 중추신경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성인 32명에 초미세먼지를 2시간 노출하였을 때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혈압과 심박수가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흔히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 기도에 쌓인 미세먼지를 씻어낸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는 속설에 불과하다. 전 원장은 “알코올은 몸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일수록 피하는 것이 좋다”며 “물을 많이 마시면 호흡기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돼 미세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하고 염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 원장은 “미세먼지 공습에 이어 봄철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까지 가세하면 앞으로 대기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미세먼지에 취약한 심혈관질환자와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고 금주하는 등 봄철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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