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라는 해방감과 들뜬 마음에 음주…술에 대한 경각심과 올바른 음주관 가져야

이제 성인이 됐다는 해방감과 들뜬 마음으로 스무 살에 무분별한 음주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제공=다사랑중앙병원

[건강=강원신문] 황미정 기자 = 20대로 첫 발을 내디딘 스무 살 성년들의 무분별한 음주가 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 시즌인 이맘때면 졸업식 뒤풀이로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 민법상 성인은 만 19세가 되어야 하지만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스무 살이 되는 해, 올해 기준으로 2000년생은 1월 1일부터 보호자의 동의 없이 술·담배 구입이나 술집, 클럽, 숙박업소 출입이 가능하다.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공부에만 매진했던 수험생을 벗어나 이제 성인이 됐다는 해방감과 들뜬 마음으로 스무 살에 음주와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 술을 배우는 이 시기에 음주에 대한 경각심보다 환상이나 기대감을 갖고 술을 접하게 되면 잘못된 음주습관을 갖기 쉽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원장은 “자신의 주량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호기심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마시다 보면 주취 상태에서 범죄나 사고에 노출되거나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생명까지 위독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올해 1월 초 대구의 한 술집에서는 A(20)씨와 B(18)양이 술에 취해 몸싸움을 벌이다 소주병을 들고 난동을 부려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술집 흡연실에서 만난 A씨에게 “몇 살이냐”는 말과 함께 먼저 시비를 걸면서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화가 난 A씨가 소주병으로 B씨의 머리를 내려쳐 부상을 입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월 4일에는 경기 화성시 주택가에서 운전자가 시동을 켜둔 채로 잠시 하차한 차를 훔쳐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C(20)군이 구속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C군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47%로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원장은 “술을 마신 후 필름이 끊기거나 술로 인해 학업, 인간관계, 사회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전형적인 알코올 중독의 초기 징후”라며 “단순히 ‘술 취하면 그럴 수 있지’나 영웅담처럼 여길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음주문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용준 원장은 “앞으로 대학에 입학하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MT, 개강파티 등 술자리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만큼 음주에 대한 경각심과 올바른 음주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무 살 음주경험이 평생의 음주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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