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잘 처리하는 것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

박 성 진
한국환경공단 강원지사 대리

우리 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특히 플라스틱 제품들과 관련한 폐기물들은 환경 속에서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식물과 동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 뿐만 아니라 폐기과정에서 악성 탄소 및 고분자 화합물 덩어리들을 부차적으로 생성하며 환경오염에 지대한 악영향을 초래한다.

그러나 최근, 캠임브리지 대학과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의 연구진에 따르면 플라스틱(특히, 폴리에틸렌,polydthylene)을 분해하는 ‘왁스웜(Wax Worm)’이라는 벌레를 발견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왁스웜’은 흔히 낚시용 미끼로 키우는 기생 유충으로 명나방 또는 벌집 나방 애벌레로도 불리우고 있으며 보통 2~3Cm 정도의 크기로 지방이 많아 상업적으로 낚시용 미끼 뿐만 아니라 식용이나 애완동물의 먹이 등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왁스웜은 번식과 사육이 쉽고 생명력 또한 강하다고 하니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하여서는 ‘동성등애’라는 벌레를 이용하여 사료와 퇴비로 생산하는 방법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동성등애’는 예전에 재래식 화장실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날벌레의 일종인데 음식물 쓰레기 10Kg에 유충 5천 마리를 투입하면 3~5일 안에 80%이상 분해시키는 등 유기물 분해 능력이 좋고 음식물 쓰레기나 동물 사체, 가축 분뇨, 식물성 폐기물 등 가리는 것도 없어 그 쓰임이 다양할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가 발생시키는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해결책은 더욱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환경을 위한 최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그로인하여 발생하는 부차적인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잘 처리한다’는 것은 이미 자원의 소비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그 것은 한정되어 있는 자원 및 환경에 대한 ‘희소성’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원과 환경을 이미 써놓고 그 티를 덜나게 하는 작업인 것이다. 자원과 환경은 그 양이 유한하기 때문에 소비가 이미 이루어진 것을 전제로 ‘잘 처리하는 것’은 진정으로 환경과 자원을 보호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좋은 것들은 적게 쓰고, 나쁜 것들은 덜 만들어내는 환경보존의 사전적인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적게 쓰고, 적게 만들어’ 낸다면 ‘처리해야 할 것들’에 대한 부담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잘 처리한다’는 것은 애초에 처리할 것이 없다는 것에 비하면 차선책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쓰레기와 그 부산물로 인해 더욱 더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 자연과 환경을 진정으로 보호·보존하며 우리 삶의 질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게 쓰고, 적게 만들어내는’, 자원과 환경을 보존하는 근본 취지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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