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병 진
화천경찰서 경무계 순경

미투운동(#Me Too)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SNS(소셜미디어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운동으로 문화예술계, 종교계, 교육계, 정치권으로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열풍에도 우리의 관심밖에 놓인 곳이 있다.

바로 한국에 거주하는 여성 외국인 노동자이다.

여성 외국인 노동자들의 성폭력 피해 사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작년 11월에는 우리나라에서 공장 일을 하던 태국 출신 여성 노동자가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50대 남성의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다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성외국인 노동자들의 성폭력 피해는 도시 공단지역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농촌지역은 도심지역과 달리 외부와 단절된 특수한 상황 속에서 농장주의 성폭력을 경찰 등 외부기관에 알리지 못하였다.

여성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외국인이라는 점과 한국말이 서툴다는 점이 족쇄로 작용한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 외국인 노동자들이 언어의 불편함이 없이 자국어로 소통하며 자신의 피해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성이 있는 통역서비스를 지원하고 구제과정에서 합법적 체류 지위가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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