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성 섭
강원동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청렴은 사전적 의미로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소극적으로는 탐욕을 자제함이며, 적극적으로는 고결함을 발현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중에는 “청렴은 목민관의 본연의 임무로 모든 선의 근원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의 노릇을 할 수 있는 자는 없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벼슬이 높은 공직자는 물론이요, 지위가 높지 않더라도 청렴하지 않다면 공직자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므로 공직을 떠나는 것이 참인 것이다. 이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이 청렴함을 매우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여겨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청렴은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며, 공직자의 청렴은 공직윤리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중요한 척도가 되어왔으며, 부패한 국가는 국제경쟁사회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최근에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했다. 100점을 만점으로 해 국가별 점수를 매겨 부패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은 1년전 보다 3점이나 하락한 53점의 낙제점을 받았다. 국가순위에서도 176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52위로 15계단이나 추락했다.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가 오히려 뒷걸음질 한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서는 29위로 거의 꼴찌 수준인 것이다.

국가청렴도는 곧 국가경쟁력이자 선진국의 순위이다. 부패는 단순히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경제를 후퇴시키는 요인이다. 부패사회에서는 공정 경쟁을 확립할 수 없고 경제 성장에도 ‘발목’으로 작용한다. 일각에서는 부패인식지수가 10점 오르면 국내총생산(GDP)이 25% 상승한다는 주장도 있다. 부패는 결국 사회적 비용이 돼 그 만큼 국가 경쟁력을 갉아 먹는다. 이러니 국가청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잘 사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의 2016년 1인당 GDP는 2만7천700달러였다. 2006년에 2만달러에 진입했으나 11년째 선진국 범주에 속하는 3만달러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지금 국가로 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렇듯 청렴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쟁력에 있어서 기본 요건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청렴도 점수가 낮은 이유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직자의 청렴에 대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개선점이 미미함에 따라 작년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시행하였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공직사회, 교육과 의료계 등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즉, 관행이라 불리며 암암리에 행해지던 청탁문화, 접대문화가 청탁금지법에 제동이 걸리면서 우리 사회의 모습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과거 우리는 부정부패와 사회적 불신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사회적 비용과 그로인해 국가경쟁력과 국민전체 정서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험하였다. 청렴의 가치를 바탕으로 신뢰를 형성하여 불신과 부패로 인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 바로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렴의 요체로 ‘자신의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자신을 다스려 탐욕을 절제하고 솔선하며, 국민을 사랑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이에 보훈공직자들은 청렴의 요체를 마음속에 새기고 실천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따뜻한 보훈행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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