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이 아닌 유엔참전국을 소개하며 - 에티오피아

김 태 훈
강원서부보훈지청 보훈과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 38선 전역에 걸쳐 기습적으로 시작된 북한의 남침으로 3일 만에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한 달여 만에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린 전쟁 초반은 전세가 불리했다. 이에 유엔은 1950년 7월 7일 유엔군을 창설하고, 다음날 유엔군 파병을 결정하게 된다. 이후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이뤄질 때까지 60개가 넘는 국가가 유엔군 일원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였다. 그 규모는 전투병력지원 16개국, 의료지원단 5개국, 물자지원 40여 개국으로 유엔군 참전용사는 195만 명에 달하였다.

6.25 전쟁기간 실제로 군대를 파병한 16개국에는 미국, 캐나다 북미2개국, 콜럼비아 남미1개국,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아시아4개국, 남아공화국, 에티오피아 아프리카2개국, 영국,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터기 유럽7개국이다.

강대국의 파병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거나 다루어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이에 유엔참전국 중 잘 알지 못했고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들을 소개하고 보훈외교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첫 번째로 6·25전쟁 당시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에티오피아이다. 에티오피아는 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한데다 전투를 할 수 있는 병력이나 장비도 갖추지 못했다. 1935년 이탈리아에 침공당해 27만명이 사망하고 36년부터 41년까지 이탈리아령에 속했다. 침공당시 국제연맹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어느 나라의 도움도 받지 못한 셀라시에 황제는 그 같은 설움을 알기에 UN의 파병요청에 흔쾌히 병력을 보내게 된 것이다. 당시 에티오피아군은 총4개사단 5만명 최정예부대 황제직속 제1근위사단에서 지원자를 모아 1개대대를 편성하고 강뉴대대라는 칭호를 내렸다. 강뉴의 뜻은 “혼돈에서 질서를 확립하다” 혹은 “적을 초전에 격파하다” 라는 두가지의 의미가 있었다. 강뉴부대 1진은 1951.5.7. 부산에 도착하여 2개월 동안 미군 교관들의 훈련을 받고 미 제7사단 32연대로 배속되어 전쟁에 참여하였고 강원도 화천 노동리에 배치된 지 3일만에 중공군과 격전을 치렀다. 1952년 3월 29일 부산에 도착한 강뉴부대 2진은 중부전선 삼각고지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치렀고, 1953년 4월16일 부산에 도착한 강뉴부대 3진은 휴전때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벌여 1956년 철수 시 까지 5차례에 걸쳐 파병되어 연인원 3,518명 참전하여 전사122명 부상536명 등 적지않은 피해가 있었다.

강뉴부대는 253번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모두 승리하였고, 1952년 10월 금화지구 철의 삼각지를 사수한 것은 이들의 용맹성을 잘 보여준다. 당시 파병된 군인은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근위병으로 매우 용감하다고 전해지며 단 1명의 군인도 포로로 잡히지 않은 것으로 자부심이 대단하였다고 한다. 1965년 3월 1일까지 주둔하면서 전후 복구지원을 했으며 1953년 경기도 동두천에 보화고아원을 설립하여 1956년까지 고아들을 보살피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면 에티오피아의 수도는 아디스아바바이고 인구는 1억2백만명 정도이다. 인구구성은 암하라족과 오로모족이 가장 많으며 종교는 에티오피아 정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리스도교가 많고 그 외 이슬람교 및 전통 신앙을 믿는다. 화폐단위는 비르이고 국토의 절반이상이 고원이다. 한국과는 1963년 12월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이어 1965년 상주공관을 개설했다. 북한과는 과거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절인 1975년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북한이 70∼80년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에 상당한 공을 들여 우호적인 관계는 북한이 훨씬 친밀했다. 하지만 한국은 2016년 국방협력 MOU를 체결해 에티오피아와의 군사적 협력을 돈독히 하고 있다

춘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

춘천에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 있는데 2007년 3월에 춘천시민의 뜻을 모아 에티오피아 참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하였고, 참전국을 기리기 위해 기념관을 세운 곳은 전국적으로 춘천이 처음이다. 춘천시 근화동 의암호 옆에 문을 연 기념관은 연면적 530㎡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에티오피아 전통가옥 양식인 돔 형태로 지어져있다.

67년전 이름도 알지 못했던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최빈국중 하나인 에티오피아를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2013년부터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유엔참전군인 후손들을 위한 장학금 사업을 하고 있으며 유엔 참전국과의 보훈외교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 화천군에서도 올해 세계평화의 종 타종료 3년간의 수입 약3500만원을 에티오피아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액 사용한다고 하며 이와 별도로 에티오피아 현지 참전용사 후손153명, 한림대와 명지대 재학중인 연수생2명에게 총1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민간기업들도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설립하여 청소년 교육사업을 한다던가, 2012년부터 162명의 참전용사 후손들과 1대1 결연을 맺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보훈외교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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