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상 미
철원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 경사

29,669

무엇을 의미하는 숫자일까? 2016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가정폭력 건수를 의미하는 숫자이다. 2만9669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만7557건, 2015년 2만5653건에 이어 2016년에는 2만9669건으로 가정폭력 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와 더불어 같이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는 통계가 필자의 시선을 멈추게 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도소 수형자 486명 중 249명이 아동, 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했다고 답했고, 그중 성범죄자는 64%, 살인의 경우 60%에 달했다고 한다. 다행히 가정폭력의 그늘에서 성장한 자녀들이 반드시 범죄자가 된다는 확률은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다른 사람이 아닌 부모의 영향을 받아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즉, 세대 간의 전이가 비교적 쉬운 범죄가 가정폭력 이라는 사실에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할 것 이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 했다. 거울이라 알고 무의식적으로 닮아가고 있는 자녀들은, 특히 가정폭력 그늘에서 자라나고 있는 그들은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는 부모의 모습을 너무나 당연히 닮아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녀에게 서서히 대물림되는 범죄, 가정폭력. 자신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닌, 자녀를 위해서라면 멈출 수 있는 아니 멈춰야 하는 범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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