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창 진
강원영동병무지청장

우리가 흔히 쓰는 ‘중도이폐(中道而廢)’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무엇을 하다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어 일을 그르친다는 뜻으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많이 쓰이지만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간만 못하다’는 속담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긍정적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다.

중도이폐의 어원은 『논어(論語)』(옹야편)에 나오는 “苒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畫(염구왈 비불열자지도 역부족야. 자왈 역부족자 중도이폐 금여획)이다.

노나라의 정치가 중에 공자의 제자 염구는 다재다능하지만 평소 배움을 게을리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런 염구를 공자가 꾸짖는다. 이에 제자인 염구가 대답하였다.

“스승님 제가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스승님의 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힘이 모자라서 쫓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힘이 모자란 경우는 반쯤 가다가 엎어지고 쓰러진다. 그런데 지금 자네는 ‘이만큼만 해야지’라며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공자는 스스로 선을 긋고 한계를 지어 ‘넘어서야 할 상황’을 ‘돌아서 포기할 상황’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헬조선, 5포세대, 루저 등의 새로운 용어가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힘든지를 대변하고 있으며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대치에 다다르는 상황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공자께서 제자 염구에게 준 교훈처럼, 스스로가 선을 긋고 한계를 지어 포기하지 말고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함께 넘어서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청년들의 병역의무와 취업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고자 ‘취업맞춤특기병’이라는 제도가 생겨나게 되었다.

‘취업맞춤특기병’은 ‘기술훈련-군복무-취업’을 하나로 연계하는 새로운 개념의 현역병 모집제도로 2014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자격과 전공이 없는 고졸이하 병역의무자가 입영 전 국가에서 제공하는 기술훈련을 배우고 관련분야의 기술병으로 입대해 군에서 경력을 숙련한 뒤 전역 후에는 취업알선 기회 및 정보를 제공받아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국민 맞춤형’ 정책이다.

2014년 제도가 도입된 첫 해에는 육군으로 700여명을 모집하는데 그쳤으나, 이후 고용노동부와 국방부 등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협력과 다양한 방법으로 전략적인 홍보를 실시한 결과 16년부터는 모집범위를 해·공군까지 확대하고 모집인원도 연간 1천 300여명이 넘어 이제는 안정적인 정착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에는 중소기업 중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취업맞춤특기병 전역자를 위한 실질적인 취업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을 한 결과 2016년 첫해 전역자 123명 중 67명이 취업에 성공하여 청년취업 활성화 및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결과를 낳았다.

청년들이 취업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절망하고 있을 때 ‘청춘들은 다 그래, 젊으니까 견뎌낼 수 있어’라는 말은 오히려 사기만 떨어뜨릴 수 있다.

공자께서 제자 염구에게 ‘사전에 스스로 포기하지 말고 시도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라는 교훈을 젊은이들에게 외칠 뿐만 아니라 우리 공직자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도 항상 고민하여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병무청은 ‘국민의 행복’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항상 의지를 가지고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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