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창 진
강원영동병무지청장

‘나는 안다 내게 많은 게 부족하고 비어 있음을

여백 듬성듬성 희멀겋게 드러나는 머리숱, 짧은 혀, 작은 목소리, 재능 없는 춤 솜씨, 늘 모자라는 잠, 메마른 눈물, 웃음다운 웃음, 사랑에 목마른 가슴,

그리고 또 있구나 진정 낮은 곳 지저분한 곳도 외면하지 않는 겸손 같은 것‘

한병권 시인의 「비어있음에 대하여」라는 시이다.

우연히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떠오른 단어는 바로 ‘청렴’이었다. 청렴이란 늘 부족하고 비어있다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자신에게 부족하고 비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그 자리를 채워 나가는 과정, 이것이 바로 ‘청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청렴'은 특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한때 우리 병무청은 ‘병역비리’라는 아픔을 겪고 언론 등의 질타를 받으며 ‘비리청’이라는 국민들의 원성을 사, 자칫 조직이 와해될 위기에 몰리게 된 때가 있었다. 이에 병무청은 공정한 병역, 소통하는 병무청을 만들기 위해 '청렴당당'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청렴병무청’으로의 도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며 아픈 과거를 감추기보다는 반성의 계기로 삼기 위한 ‘아픈 역사 마주하기’ 기획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군 복무와 취업을 연계한 취업맞춤특기병제도 도입 등 국민중심의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고위공직자와 자녀에 대한 병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역판정검사 뿐 아니라 보충역 복무 등 병역이행과정을 집중 관리하고, 병무 부조리 신고 제도를 운영하는 등 병무행정제도 전반의 투명․공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병무청은 국민권익위가 주관하는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서 상위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청렴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 병무청은 앞으로도 ‘진정 낮은 곳, 지저분한 곳도 외면하지 않는 겸손,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뜨거운 열정, 항상 국민의 소리를 들으려고 열려있는 마음 등’이 비어있지는 않은지 매순간 ‘비어있음에 대하여’를 고찰하는 조직이 되도록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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