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헌법재판관들, 휴일 반납하고 구내식당 이용...휴일과 주말 반납

10일 오전 11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결정문 낭독이 시작했다. 헌법재판소가 전원 일치로 탄핵 인용을 결정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다.

【강원신문=박수현 기자】=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우리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재판관 8인 전원이 일치한 박근혜 대통령 파면선고의 가장 큰 근거는 사태의 발단이자 핵심인 ‘최순실 국정농단’이다.

재판부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미르, K스포츠재단을 최 씨와 함께 운영했다고 판단하고, 최 씨의 사익추구를 도왔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들로부터 총 774억원을 기부받고, 최 씨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 등이 두 재단과 독점 계약을 맺어 사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독대한 후 70억원을 기부받고, 포스코 등의 스포츠팀이 더블루케이와 계약하게 된 사례도 거론됐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기까지 헌법재판관들은 심리 내용을 비밀에 부치기 위해 외부 접촉을 극도로 줄이는 한편 국정 공백 사태를 단기화하기 위한 시간 압박 탓에 휴일과 주말도 반납한 채 매일 사건 서류에 파묻혀 보냈다는 후문이다.

공정한 재판을 위해 국회 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의 변론을 대부분 허용했고 재판부를 향한 막말과 법정 소동에도 인내하며 재판을 이끌었다.

8인 헌법재판관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해 온 헌법재판소가 전원 일치로 탄핵 인용을 결정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다. 10일 오전 11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결정문 낭독이 시작했다.

헌재는 우선 공무원 임면권 남용과 언론 자유 침해는 탄핵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 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역시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안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중대한 법 위반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을 허용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최 씨에게 정부 문건을 전달하고 직무활동에 관여하도록 했으며 공무원 인사에도 개입하게 했다는 것이다. 또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과 최 씨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같은 대통령의 행위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며 파면 사유를 밝혔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대통령의 법률 위배행위가 중대한 만큼 파면을 통해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정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헌재는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을 조직적으로 은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대통령의 헌법 수호의 의지가 없다고도 판단했다.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숨겼다고 밝혔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공무 수행을 투명하게 해야 하는 대통령이 의혹을 감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해 왔다.”

앞서 대통령 측은 기업들에게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출연금을 강제했다며 검찰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당시, “상상과 억측으로 지은 집”이라며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은폐했다는 점을 지적한 헌재는 “대통령의 책무인 헌법 수호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헌재는 그 결과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전 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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